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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리뷰: 재난 이후, 인간은 어디까지 무너지는가

by 세모셀프 2025. 6. 1.

안녕하세요. 오늘 리뷰할 영화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입니다.

한국형 디스토피아, 3가지 파트로 나누어 리뷰하겠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포스터

 

1. "폐허 속 살아남은 자들의 선택" - 줄거리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거대한 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유일하게 붕괴되지 않은 '황궁아파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다. 외부가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황궁아파트는 마치 유일한 성처럼 남아 있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이곳으로 몰려든다.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인들의 유입을 차단하고, 내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임시 대표’ 영탁(이병헌)을 중심으로 질서를 세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생존을 위한 협력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안에서 권력과 폭력, 이기심이 점차 드러난다. 주인공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 부부는 점차 변화하는 공동체의 분위기 속에서 선택을 강요당하고, 영화는 그들의 시선을 따라 ‘유토피아’가 어떻게 ‘디스토피아’로 변질되는지를 그려낸다. 줄거리는 단순한 재난 생존기가 아니라, 위기 속 인간 본성과 공동체의 붕괴를 날카롭게 파헤치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2. "강렬한 연기와 현실감 넘치는 연출"-시각적 요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 이후의 서울을 생생하게 구현한 뛰어난 시각적 연출로 주목받았다. 거대한 지진으로 폐허가 된 도심과 불타버린 거리, 무너진 건물들은 CG와 세트를 정교하게 결합해 현실감 있게 표현되었고, 관객은 마치 그 속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궁아파트'는 폐허 속에서 위태롭게 떠 있는 섬처럼 묘사된다. 외부는 차갑고 황량하게 그려지고, 내부는 점점 폐쇄되고 어두운 분위기로 변화하는데, 이는 공동체가 무너져가는 심리적 긴장감과 맞물려 더욱 강렬한 인상을 준다. 조명과 색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반의 자연광과 따뜻한 톤은 희망을 상징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어둡고 탁한 색감이 늘어나며 유토피아가 디스토피아로 변해가는 흐름을 시각적으로 암시한다. 이처럼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스토리뿐 아니라 시각적 디테일을 통해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완성도 높은 재난 드라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한 장면

 

3. "생존인가, 폭력인가? 인간 본성의 시험대" - 감상평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재난 이후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주는 심리 드라마였다. 외부의 위협이 사라진 후에도 공동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기심과 폭력은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 더욱 소름끼쳤다.
이병헌은 리더로서의 카리스마와 광기를 동시에 보여주며 영화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고, 박서준과 박보영의 섬세한 감정선도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영화 내내 던져지며, 관객 스스로 자신의 윤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묵직한 여운이 남았고, 인간이 만든 ‘유토피아’는 결국 누군가를 배제하고 억압하는 구조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돌았다. 결국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극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통찰을 담은 작품으로,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영화였다.